먹은 이야기들

2016. 2. 19. 18:03 from 여행/jeju




제주도는 소리를 흡수하는 막이 있는 건지, 작은 가게에 그렇게나 많은 사람들이 있는데도- 이상할만큼 조용한 곳이 많았다.


쨍하게 예쁜 노란색이었던, 망고 파는 가게에서 산 망고쥬스.


미묘하게 감 맛이 났다.


그리고 당연하게도 맛있었다. 혼자서 하나는 다 못 먹겠더라.




몽상드애월.


유리너머로 보이는 휘몰아치는 바람과 파도가 너무너무 인상적이었지만-


라떼와 당근케이크와 땅콩쿠키는 하나같이 너무 달아서, 한 입만 먹고 말았다.




하얀짬뽕.




잘 못 찾아간 당근 케이크 집인데,


굉장히 작고, 대충 만든 것 같은 그런 가게인데-


포장해서 사가는 사람들이 쉴 새 없이 드나들었었다.


찐빵에 가까운 케이큰데- 누구나 싫어하는 미묘한 당근 맛이 거의 안나는데다 담백해서 맛있게 먹었었다.


전혀 기댈 하지 않았던 아이스아메리카노가 깜짝 놀랄만큼 내 취향이었다.


 



제주도 테라로사.


강원도의 테라로사와는 당연히 다른 느낌.


라떼가- 지금까지 마셔본 라떼 중의 라떼라서 감격했다.


아직까지는 인생라떼.





센스있는 직원들이 가득이었던, 우도의 흑돼지핫도그.


땅콩이, 땅콩이지 뭐- 라고 생각했었는데


작고 동글동글하고 야무지게 생긴 우도 땅콩으로 만든 소스는 숙연하게 인정할 수 밖에 없었다.





설록의 녹차아이스크림.


그냥 녹차아이스크림.





누가 제주도에서 뭐가 제일이었냐고 묻는다면,


전복돌솥밥이라고- 울면서 백번 말 할 수 있다.


전복내장으로 간을 한 밥알과- 죄책감이 느껴질 정도로 부드러운 전복때문에 눈이 휘둥그레졌었다.


말도 안되게 맛있어서-


행복이 이런거지, 라고 막연하게 생각했었던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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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번 3off 마지막날 비가 왔었는데, 새벽같이 일어나서 고터꽃시장엘 다녀왔었다. 갑자기 코알라도 아닌데 유칼립투스에 꽂혀서- 



신문지에 둘둘 말린 유칼립투스와 말린 보라색 천일홍, 자나 장미를 사서 집으로 돌아오는 비오는 아침에,


유칼립투스 향이 우산 안에 한가득이어서, 좋았었다. 



달걀찜기를 저번 송년회 회식때 선물로 받았다(매우 유용하다!),


마요네즈랑 홀그레인머스터드를 한숟가락씩 덜어서- 달걀 찜기로 찐 달걀 두알을 포크로 으깨가며 마구 섞었다.


5분 정도로 완성된 샌드위치와 커피.


고터엘 다녀오자마자 신문지를 펼쳐서 꽃을 다듬고, 뭐 이거한다, 저거한다 하다보니 갑자기 토할 듯한 허기가 밀려와서-


뭐 어쨌거나,


말라도 향이 그대로인 유칼립투스는 굉장한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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몰랐는데 칭따오에는 자스민 향이 난다고 한다. 좋아하는 맥주인데- 자스민 향은 잘 모르겠는데,, 난다고 하니까 나는 것 같기도 하고. 





데치기만 했을 뿐인 쭈꾸미가, 깜짝 놀랄만큼 야들야들하고 간이 딱 맞아서- 충동적으로 사왔었다. 한 마리는 손질을 잘못하는 탓에 먹물이 이리저리 텼지만-


살짝 데쳐서 한마리씩 냉동실에 보관해뒀다가, 생각날 때마다 저렇게 만들어 먹는다.


닭다리구이 할 때 쓰려고 사왔던 이탈리아 파슬리는 무조건 저렇게 쓰이고 있다.


이탈리아 파슬리, 토마토, 쭈꾸미 -> 성공적.


예전에는 밥을 많이 만들어 먹었는데- 나물이라든가, 찌개라든가, 구이라든가-로. 요즘은 한 그릇 안에서 끝낼 수 있는 걸,, 그러니까 파스타- 라든가, 파스타 같은 거 라든가, 파스타 라든가,,를


당연하게 만들고 있다.


소금을 넣은 물이 끓으면 면을 삶고,


면을 삶는 동안 재료를 대충 손질하고,


올리브오일을 두르고, 볶고, 간하고, 약간 졸인다음 불에서 내리는 단순함.



그리고 냠냠.



삼일내내 일하는 동안 바빠서, 하루 쉴 수 있는 오늘이 행복하다.


비가 올듯 말듯 하는 날씨도 좋고,


날뛰던 후추가 조용하게 자고 있는 것도 좋고.


오랜만에 빗자루로 쓸어낸 마루도 깨끗하고.





Posted by iga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