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도는 소리를 흡수하는 막이 있는 건지, 작은 가게에 그렇게나 많은 사람들이 있는데도- 이상할만큼 조용한 곳이 많았다.
쨍하게 예쁜 노란색이었던, 망고 파는 가게에서 산 망고쥬스.
미묘하게 감 맛이 났다.
그리고 당연하게도 맛있었다. 혼자서 하나는 다 못 먹겠더라.
몽상드애월.
유리너머로 보이는 휘몰아치는 바람과 파도가 너무너무 인상적이었지만-
라떼와 당근케이크와 땅콩쿠키는 하나같이 너무 달아서, 한 입만 먹고 말았다.
하얀짬뽕.
잘 못 찾아간 당근 케이크 집인데,
굉장히 작고, 대충 만든 것 같은 그런 가게인데-
포장해서 사가는 사람들이 쉴 새 없이 드나들었었다.
찐빵에 가까운 케이큰데- 누구나 싫어하는 미묘한 당근 맛이 거의 안나는데다 담백해서 맛있게 먹었었다.
전혀 기댈 하지 않았던 아이스아메리카노가 깜짝 놀랄만큼 내 취향이었다.
제주도 테라로사.
강원도의 테라로사와는 당연히 다른 느낌.
라떼가- 지금까지 마셔본 라떼 중의 라떼라서 감격했다.
아직까지는 인생라떼.
센스있는 직원들이 가득이었던, 우도의 흑돼지핫도그.
땅콩이, 땅콩이지 뭐- 라고 생각했었는데
작고 동글동글하고 야무지게 생긴 우도 땅콩으로 만든 소스는 숙연하게 인정할 수 밖에 없었다.
설록의 녹차아이스크림.
그냥 녹차아이스크림.
누가 제주도에서 뭐가 제일이었냐고 묻는다면,
전복돌솥밥이라고- 울면서 백번 말 할 수 있다.
전복내장으로 간을 한 밥알과- 죄책감이 느껴질 정도로 부드러운 전복때문에 눈이 휘둥그레졌었다.
말도 안되게 맛있어서-
행복이 이런거지, 라고 막연하게 생각했었던 것 같다.